딸들의 합창 - 열셋 - Bao이보경
작년 가을 어느 날 윤경이가 말했다. "아빠, 동생 한 명이 우리 집에 와서 같이 살려고 해요. 한국어를 공부하고 싶어서요.
나는 선뜻 대답했다. "그러면 좋지요!"
윤경이가 보경이에게 한국 아빠가 가깝게 살고 있어서 좋다는 얘기도 했었던 모양이다.
이에 호감을 느낀 보경이가 나를 만나게 되었다.
그녀는 빈푹 Vinh Phuc이 고향이지만 결혼 직전에 있는 언니랑 하노이에서 살고 있었다.
언니가 결혼하면 따로 나와야 하는데 때마침 우리를 알게 되었고 우리랑 쉽게 합류할 수 있었다.
그녀는 성격이 명랑하고 좀 야무지다라고나 할까 그런 기질을 가지고 있었다.
성장 가능성도 많아 보였다.
보경이가 나를 만났을 때 한국어 기초를 조금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나의 말을 거의 알아듣지 못했다.
하지만 만나지 6개월이 지난 지금은 제법 나의 말을 잘 이해하고 알아듣는다.
나는 그녀를 만나서 "보배로운 인물이 되어라. 그리고 예수의 보배 피로써 구속받아 주를 경외하며 살라."는 뜻에서 '이보경'이라고 이름을 지어주었다.
사람은 이름 대로 되는 경우가 많다. 보경이는 정말 보배로운 사람이 될 것이다.
어느 날 그녀의 언니가 나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나는 그녀의 얼굴을 보지 못했다. "제 여동생을 잘 보살펴 주세요. 제 동생에게 한국에서 온 좋은 선생님을 만났다고 아주 좋아합니다. 잘 부탁합니다."
이런 말을 들을 때 매우 흐뭇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를 신뢰해 주었기 때문이다.
보경이는 조용할 때는 조용하지만 분위기가 되면 매우 활달하다. 이런 성격을 나는 좋아한다.
그녀는 나를 만나서 예수님을 알았다. 바이블을 선물로 주었다.
한 달이 되자, "저는 진심으로 예수님을 믿어요."라고 했다.
지금은 역시 매일 성경을 읽고 기뻐하며 생활을 한다.
보경이는 신경과 윤경의 영향을 쉽게 받고 있다. 특히 윤경이가 매우 열심히 성경을 읽고 공부하는 것을 보고 그대로 따라서 한다.
찬양을 하는 것을 봐도 매우 진지하게 따라서 부르며 감격하는 모습을 보고 있을 때 저절로 감동이 된다.
신앙고백 이후로 변함없이 예수님을 따르고 나를 잘 따른다.
"아빠는 딸이 예쁩니까? 아빠는 딸을 정말 사랑합니까?"
"그럼, 내 딸이 보경이가 아주 예쁩니다. 그리고 아빠는 딸 보경이를 아주 많이 사랑합니다."
사실이 그렇다. 다 예쁘다.
고향이 가까와서 무슨 일이 있으면 고향엘 다녀오는데 돌아올 때마다 집에서 기른 큰 닭을 선물로 보내왔다.
"가져오지 마. 아무튼 감사하게 먹겠다."
그리고 혼자 먹을 수 없어서 아들 딸들이 모이면 잔치를 한다.
벌써 세 차례나 이렇게 했다.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사랑의 마음을 받아들이는 것도 중요하다.
보경 언니 결혼식 때는 축하금만 보내고 가지를 못했다. 코로나 여파로 인해서 민폐가 될까 염려해서다.
더군다나 외국인이 가면 더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기도 했다.
못 간 대신에 페이스북을 통해서 보경이 부모의 얼굴을 처음 봤다.
한국어 실력이 제법 빨리 늘고 있다. 이제는 몇몇 동생들을 가르치기도 한다.
그리고 본인의 성장을 위해서 열심히 노력을 하고 있다. 나름대로 생각이 있어서인지 요즘은 낮에 일하고 저녁으로 주로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다.
내가 부탁했다. "어떤 영우에도 주일에 쉬지 않는 직장은 다니지 말라."
내 딸을 이 의미를 잘 알고 있다. 보경이 역시도 적은 돈을 받더라도 주일에 꼭 쉬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그렇게 행동하고 있다.
나는 보경이 듬직하게 보인다. 생활력이 강한 여성으로 보인다.
내가 조금이라도 무엇을 도와주려고 하면 딱 거절을 한다. 물론 이것도 자기 성격이겠지만 그만큼 독립해야 한다는 기질이 강하다.
보경이는 아마 고향의 부친의 성격을 많이 닮은 것 같다.
그 부친은 농촌에 살긴 하지만 가구를 만드는 기술을 가지고 살기 때문에 그런대로 수입이 있는 가정이다.
보고 듣고 느낀 것이 많은 부경이는 똑똑하다.
한 주간 전에 보경이 집에 내 자녀들 10명을 데리고 보경이 집에 방문을 했다.
저녁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연락이 왔다. 미안한 마음도 있지만 그만큼 보경이를 잘 보살펴 주고 기도해 주는 것으로 갚아야 되겠다는 생각으로 기꺼이 응했다.
보경이 집에 도착했을 때는 오후 5시였다. 그 부친을 만나고 모친도 만났다.
그리고 할머니도 밖에서 들어오셨다.
"오늘 보니까 우리 보경이가 고향 아버지를 많이 닮은 것 같아요.!"
한참 있다보니 결혼했다는 보경이 언니와 그녀의 남편이 왔다.
서로 처음 본 얼굴이지만 낯설지 않고 가깝게 느껴졌다. "결혼식 때 꼭 와서 축하하고 싶었는데 그렇게 못 해서 미안해요. 아무튼 두 분의 혼인을 축하합니다."
그러면서 식사를 했다. 생각보다 많은 음식을 준비했다.
우리는 서로 즐겁게 대화를 하며 기분 좋은 식사를 했다. 너무나 감사하다.
이렇게 딸들의 부모를 만난다는 것에 대한 의미는 매우 크다. 서로 만나면 마음을 열게 된다. 그리고 자녀가 도심에 나가서 지내는 것에 대한 안도감을 갖기 때문이다.
나는 생각한다. "언젠가는 이분들도 '자녀들로 인해서' 예수님을 믿을 날이 올 것이다."
이런 소망과 기대 속에서 만남을 갖고 교제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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