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들의 합창

딸들의 합창-일곱-

좁은길을 걸으며 2019. 12. 2. 02:23

7. 뤼우Luu 이주경

세상에 이런 딸도 있을까! 백번을 생각해 봐도 만나기 쉽지 않은 딸을 얻었다.
6년 전에 얼굴을 본 곳은 하노이 하동지역의 빅씨 마트였다. 유니폼을 입고 항상 고객서비스를 하고 있었다.
알고 보니 대학 재학 중이면서 이곳에서 3년이상을 일하고 있었다.
오빠랑 열악한 자취방에 살면서 박한 월급이었지만 꾸준히 하루 8시간 교대근무를 하며 일을 했다.
고향은 타잉 화Thanh Hoa인데 전형적인 농촌마을에서 자라서 도시로 유학을 온 셈이다.



내가 늘 빅씨마트에 가곤 하지만 개인적으로 얘기 나눌 시간이 없어서 들릴 때마다 인사를 하고 몇 마디 건네다가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그런데 다행히도 밖에서 만날 시간을 얻었다. 그곳이 하동지역 꽝쭝에 있는 멜링플라자였다.
피자를 먹으며 얘기를 했는데 비로소 마음을 열었다. 그리고 나를 따라서 교회에 가겠다고 대답을 했다.
매 주일 교회를 출석하지만 점심을 먹자마자 마트 교대시간을 지켜야 하니까 일행과 함께 할 시간이 별로 없었다.
그렇지만 아주 성실하게 나를 따르면서 나를 친이빠로 생각을 하며 따랐다.



그녀의 부모님이 내가 누구인지가 매우 궁금했던 모양이다. 어느 날 그녀의 아버지가 찾아와서 "제 딸에게 너무 잘 해줘서 고맙다."고 했다.
그 이후로 내가 그녀의 고향에도 방문을 하고 하룻밤을 머물고 돌아왔다.
그녀의 모친은 농사 일을 다 감당하야 하는데다가 주경이보다 먼저 시집을 간 여동생이 낳은 외손자까지 보느라고 정말 고생을 많이 하고 있었다. 주경이 여동생도 요즘은 나에게 페이스북을 통해서 아빠라고 부른다.



지금은 주경이가 정말 많이 성장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빅씨 마트를 그만 두고 한국어를 배우고 때로는 나를 도와서 한국어를 가르치기도 하고 아주 노력을 많이 한다.
나랑 조금 그리 멀지 않는 곳에 사니까 내가 힘든 일이 있다고 하면 얼른 와서 일을 도와주곤 한다.
사실은 오빠가 키가 작아서 쉽게 아가씨를 못 만날 줄 알고 걱정했는데 의예로 참한 아가씨를 만나서 결혼까지 했다.
아기를 낳았을 때 방문을 해서 친정 엄마, 오누이, 오빠 그리고 아기까지 보고 돌아왔다.




주경이가 예수님을 안 후에 나에게 늘 하는 말이 있다. "예수님 넘버 원! 아빠 넘버 투!" "예수님 모르고 아빠를 몰랐으면 저는 그냥 그냥 먹고 사는 것만 생각하고 희망도 없이 살아가게 되었을텐데 너무너무나 감사합니다."

주경이는 3년 전에 세례를 받았다. 그리고 예배드릴 때 보면 늘 감동의 눈물을 흘리곤 한다.
어느 날은 나를 보면서 갑자기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왜 그래?" 하고 물었더니 "요즘 아빠가 우리 때문에 너무 힘든 것 같아요."
그래서 나는 "아하, 무슨 말을 그렇게 하는 거야? 나는 너희들 때문에 너무 행복한데...!"라고 했다.
내가 봐도 마음이 비단처럼 곱다.



주경이는 자신의 꿈에 대해서 얘기를 한다. "저는 사업가가 되고 싶진 않아요. 그냥 평범하게 살면서 예수 잘 믿고 행복한 가정 이루고 살고 싶어요. 그리고 한 가지 소원이 있는데 많은 사람을 전도하면서 살고 싶어요."
"그래, 잘 생각한 거다. 욕심을 부리고 살면 늘 피곤할 때가 많다. 돈 있다고 행복한 건 아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녀는 예수님의 사람이 되었다. 매일 성경을 읽고 기도하고 생활한다.

"저는 성경을 다 읽고 또 읽고 있어요!" 



그런데 한국에서 나에게 방문한 손님들마다 욕심이 나는가 보다. 그들의 대부분은 "주경이를 한국으로 시집보내면 안 됩니까?"

나는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좀 마음이 기쁘지 않다. 내 아내도 그런 말을 했다. 내 맘에 들면 다른 사람의 마음에 드는 건 당연할 거라고는 생각이다.

그렇지만 나는 자연스럽게 "주경이는 한국인과는 결혼할 마음이 별로인가 봐요." 대답하고 지나간다.

사실 주경이는 인격 대 인격의 만남을 가지고 만나고 하늘에 소망을 둔 남자와의 결혼이라면 나는 환영할 것이다.



한국이든 베트남사람이든 그것은 상관이 없다. 솔직히 베트남이 한국보다 외래의 문화에 익숙해 있기 때문에 더 개방적이다.

벌써 베트남 나이로 스물 여섯이면 결혼할 나이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지금도 북족이나 농촌에서는 스무살 전후로 결혼하는 여성이 많은 나라이다.

나의 관심은 젊은이들을 예수님께로 중매하는 것이다. 그러나 국제결혼에는 관심이 없다. 내가 늘 하는 말이 "같은 문화권에 있는 같은 나라사람끼리 결혼하는 것이 제일 좋아."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지난 10월에 주경이가 그 친구랑 한국을 13일 동안 다녀왔다.

그리고 하는 말이 "아빠 나 유학가면 안 돼요." 그래서 일언지하에 "안 돼." 그랬더니 나를 설득한다. "가서 한국인들의 생각을 배우고 또 거기 많은 유학생들을 관리하면서 예수 잘 믿게 할 거예요."

나는 말했다. "너의 마음은 알았다만 유학가려면 한국어능력시험 봐서 토픽 5급 이상 받아라. 그러면 갈 수도 있다."

요즘은 한국어 공부에 몰두한다. 성격이 워낙 차분해서 한번 목표를 세우면 그것을 꼭 행동으로 진지하게 하는 성격이다.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착한 딸을 만나게 해 주셨다.

하나님은 그녀의 앞길을 선한 길로 인도해 주실 것이다. 그녀의 가족이 구원받고 또 주변이 변화되기를 소망하며 기도한다.

주님의 나라를 위해서 헌신하며 또 선한 일꾼이 되어 살았으면 좋겠다.

여기 하노이에 있는 내 딸들, 즉 동생들의 언니가 되어 챙기는 것을 봐도 항상 든든하게 느껴진다.

꿈과 비전을 가꾸며 멋지게 살아갈 줄 아는 딸들의 모습이 아름다운 합창소리로 들려온다.



내가 이 글을 다 작성한 후에 딸 주경에게 읽어보라고 보냈다. 그런데 이 정도의 한국어를 이해했는지 이렇게 답장을 보내왔다.

"아빠,진짜 한없이 감사합니다
아빠 덕분에 주경이 예수님을 만날 수 있고 인생이 바뀌었어요.
아빠 늘 관심가져 주시고 사랑해 주신 덕분에 주경 잘 지내고 있어요.
주경이 예수님에 따라 똑바로 가겠습니다.
사랑하는 우리 아빠 항상 건강하고 기쁘게 생활하며 지내시고 많은 사람들에게 예수님의 복음을 잘 전도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사랑합니다 아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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