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들의 합창

딸들의 합창 -셋-

좁은길을 걸으며 2019. 11. 23. 02:08

3. 딸 안An

지금은 내 딸이 되었지만 그녀는 울고 있었다. 이름이 An이다.
알고 보니 그녀의 생일인데 너무 슬퍼하며 울고 있었다.
그래서 내가 말로써 위로를 해 주었다.
그리고 내가 뜻하지 않게 하모니카를 꺼내서 생일축하 노래를 불러주었다.
그녀는 마음에 큰 위안이 되었는지 그 이후로 종종 나를 만났다. 그녀는 말했다. "아빠를 통해서 저의 인생관이 달라졌어요."


그녀를 알고 보니 고향 집은 메콩강 근처이고 전문대학교를 나와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었다.
주로 유치원에서 영어를 가르치며 생활을 했다.
그녀는 지성이 깨인 여자였다. 나의 말을 귀 기울여 듣더니 마음을 열고 예수님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성경을 읽기 시작했다.
그때가 벌써 7년 전인 것 같다.
어느 날 만나서 교회도 같이 갔다. 혼자서 가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아서 일부러 시간을 내서 같이 갔다.
하이랜드 커피점에서 만나서 얘기를 주로 했다.  때론 한국식당에 가서 밥을 먹기도 하고 피자 집에도 가서 얘기를 나눴다.



내가 하노이에 살기에 그녀를 자주 볼 수 없다.
어느 때인가 내가 호치민에 학생들을 가르치러 갔을 때 한번은 식사대접을 하겠다고 일부러 시간을 내 달라고 했다.
그냥 내가 사겠다고 했더니 아니라고 하면서 "딱 한번만"이라고 해서 그냥 묵인했다.

다른 때도 먼저 돈을 지불하려고 해서 내가 늘 만류했었다. 그런데 이번에서 그냥 허락해야 할 것 같은 분위기이다.
그런데  큰 생선찜에다가 여러 가지 베트남 요리가 진열되었다. 200만동(약 10만원) 정도 지불한 것 같다. "와!"
나는 감사하다는 생각과 보답할 마음이 있는 것을 보고 행복했다.



그녀는 나를 만나서 지금까지도 슬프면 슬프다고 말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불평불만의 말을 한 적이 없다.
속이 들었다. 그리고 내 말을 늘 긍적적인 자세로 경청하며 "삼촌의 말에 따르겠습니다."라고 했다.

첨 만나서부터 이때까지만 해도 '삼촌'이라고 불렀다.
삼촌이 가르쳐 주면 그것을 신기할난큼 잘 수용하고 또 그대로 실천하는 착한 마음을 가진 여성이다.




그리고 사진 찍기를 좋아하고 굉장히 친근감 있다.
약점이라면 차를 못 탄다. 그래서 지금까지 하노이에 한번도 방문을 못 했다.
차를 못 타니까 멀리 가는 것을 두려워 한다.
오토바이로 가는 것을 즐긴다. 200리 길도 오토바이로 간단다.



그녀는 3년 전에 세례를 받았다. 그때 나에게 선물을 준비해 왔다.
그리고 아빠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내가 메시지를 보내면 "예수님 안에서 아빠를 사랑해요" 영어로 "I love appa in Jesus!"
베트남에서 가장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말이 "사랑해요!"가 되었다. 이 말 속에 모든 게 담겨져 있다.
지금 그녀는 영어를 가르치면서 동시에 아파트 분양 홍보를 하며 살고 있다.



"아빠, 나 요즘 너무 슬퍼요."라고 했다.
"왜?" 그랬더니 "9년이나 사귄 남자친구가 나를 배신했어요!"
"그래, 너무 슬플 것 같다. 자꾸만 생각이 나겠지! 때로는 그 남자친구가 금방 눈 앞에 나타날 것만 같기도 하겠지!"
그 마음을 쓰다듬어 주었다. 그러고 나서 애써 말을 돌려서 했다.
"예수님이 너의 진실한 친구야! 그리고  아빠가 여기 있잖아!"
그녀는 수긍을 했다. 그러더니 갑자기 주먹을 불끈 쥐며 밝게 웃으면 "아빠, 나는 다 이겨낼 수 있어요. 하나님이 나와 함께 하시니까요!(I can overcome all things. God is with me!")

나도 크게 웃으며 "역시 내 딸이다!"라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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